:: 경맥53 - 경북 중고 53회 동기회 Vol.2 ::
   
     

제목: 인간관계에서 본성의 역할과 고부갈등
이름: 이상봉


등록일: 2007-03-07 17:36
조회수: 996 / 추천수: 131



사람들은 심리적 갈등이 한계에 달하면, 세상을 선과 악으로 편갈라 놓은 다음 자신을 선의 편에 세우고 상대를 악으로 놓는 심리투사가 일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자아를 방어하는 심리현상인 것이다. 해마다 명절이 지나면 명절증후군에 시달려 불만을 하소연하는 며느리들의 얘기가 들려온다.  갈등의 해결방법이 서툴러 서로간의 깊은 불신만 키우다가 결국 가정의 파괴로 이어지는 이혼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기사를 읽었다.  물론 평삼심으로 돌아온 몇주일 후에는 그들중 2/3는 소를 취소한다는 후문도 들린다.


결혼과 관련된 인간의 행동양상을 이해하려면, 생명의 재생(Reproduction)을 위한 인간 본성에서 부터 접근을 해야 이해를 할수 있다. 고부간의 갈등이란 말이 대를 이어 내려오는 까닭은, 단순히 살아온 길이 달랐던 가치관의 이질감에서 오는 충돌의 이해만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생물학적인 숨은 원인이 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부의 갈등을 생물학적인 지식으로 접근해 보면, 이해를 쉽게 할 수 있다. 고부갈등은, 옥시토신이라는 뇌호르몬에서 기인하는 자식과의 조건없는 신뢰 즉, 모성 본능과, 자식을 안심놓고 키우려는 생물학적인 요구 및 여성으로서의 자신의 영역을 이룩하려는 여성호르몬의 작용들에서 부터 기인하고 있다.


직설적으로 얘기하자면, 시어미 입장에서는 오랫동안 '조건없는 신뢰'가 이어왔던 아들과의 정서적인 끈을 놓지 않으려 하고  며느리 입장에서는 그 어미로 부터 아들을 떼어 내어 자신의 세계로 끌어 들이려 하는 여성의 본성들이 충돌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행동양상들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근원적으로 심리내면을 지배하는 뇌 호르몬의 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갈등이 생겼을 때 분노를 표현하는 행동양상은 지식의 수준이나 정서의 상태, 자신의 처한 입장에 따라 제각가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뒷감당을 할 자신이 없는 의존적인 인격을 가진 며느리라면 분노가 생기더라도 능동적인 공격보다는 수동적 공격으로 의사를 표현 할 수 밖에 없다.  즉, 방문을 걸어 잠그고 식사를 하지 않거나 두통 및 복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러한 경우, 주변에서 설득을 하게 되면 분노의 표적이 남편에게로 투사되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조용히 내버려 두는 것이 가장 좋은 처방이 된다.  


* 옥시토신은 뇌하수체 후엽호르몬으로서 자궁수축 및 모유 촉진 작용이외에도 최근, 두뇌의 두려움 중추(fear hub)인 편도(amygdala)을 억누르고, 두려움 자극이 뇌간(brainstem)에서 반응하는 부위를 약화시킴으로서 인간관계에서 신뢰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동물실험에서 출산한 토끼의 옥시토신을 제거하면 모성본능이 사라져 새끼를 돌보지 않기도 한다.


갈등의 해결은 상대를 인정함으로서 시작하여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갈등을 해결하는 수단에 있어 가장 서투른 행동은 상대를 설득하려는 태도이다. 사실 인간관계의 갈등을 해결함에 있어 공평한 조건에서의  설득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착상이다.  심리학적으로 설명하자면 설득의 숨은 뜻은 굴복의 강요다. 설혹 설득이 되었다고 장담하여도, 그것은 설득이 아니라 어느 한쪽의 굴복을 의미한다. 자신의 불리함과 냐약한 처지로 인해 어쩔수 없이 택하는 선택인 것이다.


또한 갈등을 푸는 해법은 인간의 본성을 이해함으로서 접근하여야 한다. 사람들은 손아래 사람으로 부터 비난을 받으면 참기가 더욱 어렵다.  정체감을 지켜주는 자존심에 상처를 받기 때문이다.  나이와 학력에 상관없이 손윗 동서를 형님이라 불러주면 충돌은 일어나지 않는다. 인간관계란 서열을 매김으로서 그 가치가 나타나는  본능적 작용에 의한 결과이며, 공동체를 이루고 사회생활을 하는 모든 짐승들에서 질서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덕목인 것이다.


서열을 인정한다는 뜻은 뇌 옥시토신의 작용에 의해 조건없는 신뢰 구축이 형성된다는 뜻이다. 친구간에도 둘이상이 모이면 무의식적인 서열은 이루어진다. 서열이 매겨지지 않은 관계에서는 작은 몸짓하나라도 상대에게 불쾌감을 준다. 그것은 무의식적으로 '서열매김의 본능'이 작용하였기 때문이다.  이미 서열을 인정하고 있는 손윗사람이 다소 신경질을 내거나 억지를 보여도 화가나지 않고 오히려 숨은 웃음이 나오는 것은 이미 굳건한 신뢰회로가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사실 서열매김의 본능은 강자를 위함만은 아니다. 질서를 위해 쓸데없는 곳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도록 하고 공동체 전체의 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진화과정에서 획득된 산물인 것이다. 형제 자매간에도 서열이 있으면 서로간에 우애가 형성되지만, 평등주의를 신봉하는 부모들에 의해 양육된 자녀들에서는 서로간에 우애가 좀처럼 형성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경쟁과 대립관계로 자라난 그들은 부모의 존재가 사라지면, 상속문제로 다투기도 한다. 그것은 평등에 대한 오해에서 기인한다.  태어난 순서, 힘, 지능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획일적인 공평함으로 대하는 것이 오히려 불평등임을 알아야 한다.


고부간의 갈등은 서열을 인정하지 않아서 생기는 일종의 권력다툼과도 같다.  서로를 알고 이해하면서 질서에 따른 서열을 마음으로 받아 들이면, 옥시토신이란 호르몬이 활성화 되고 인간관계에서 조건없는 신뢰의 신경회로가 형성된다.  그렇게 되면, 자신의 정당함을 주장할 필요도 없고 불안을 달래기 위한 구차한 심리방어도 필요 없어 진다.  밉쌀스러웠던 시어머니도 남편없는 외로움과 늙어감에 대한 연민의 정으로 바라보게 되면서 긍정적인 쪽으로 생각의 방향이 향하게 된다는 뜻이다.  형의 높은 서열을 인정해 주어야 막내를 보살펴주는 책임감으로 되돌아 올수 있듯이,  진정으로 시부모님의 서열을 인정한다면, 생물학적인 굳건한 신뢰회로가 형성되어, 자존심에 상처를 받지 않으면서도 힘든 시집살이를 참아낼 수 있는 의지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다만, 명절을 맞이함에 있어, 옛 귀족인 양반 문중처럼, 남자들도 함께 명절을 준비하고 즐기는 풍토를 가꾸어 나가도록 하여야 한다.  조선시대 중말기에 나라가 혼란스러웠을 때 돈으로 벼슬을 차지한 졸부들에의해 조성된 엉터리 명절문화를 마치 전통적인 관습인 것처럼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힘든일을  나약한 여성들에게 맡겨놓고 화투나 치는 남자들의 행태를 보면,  혹, 그당시 쌍놈들의 피가 섞여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나부터 반성해야 할 것을 스스로 다짐해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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